‘X레이 판독 AI’로 정상에 선 부산 스타트업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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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위치한 메디칼이노베이션디벨로퍼 사무실에서 박창수(52) 대표가 자체 개발한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자동판독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위치한 메디칼이노베이션디벨로퍼 사무실에서 박창수(52) 대표가 자체 개발한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자동판독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인공지능(AI)이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판독해 질병 유무를 가려내는 시대가 온다. 기술력으로 무장한 부산 스타트업이 만들고 있는 미래다.

부산의 의료기술 창업기업인 ‘메디칼이노베이션디벨로퍼’는 최근 부산시와 부산은행이 주최한 창업 투자경진대회 ‘B-스타트업 챌린지’에서 대상인 부산시장상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전국에서 참여한 175개의 스타트업 가운데서 가장 독보적인 기술력과 성장 가능을 인정 받은 것이다. 자체 개발한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자동판독기(이하 판독기)’의 기술력 덕분이다.

결핵 여부 인공지능이 판독 척척

전국 175개 창업기업 제치고

‘B-스타트업 챌린지’서 대상 쾌거

방사선사 출신 박창수 대표 개발

“천식·폐렴·폐암까지 기술 넓힐 것”

이 판독기는 흉부 엑스레이를 읽고 환자의 결핵 유무를 가려낼 수 있는 장치다. 기존에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방사선사 출신인 박창수(52) 대표는 일선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이 판독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박 대표는 “결핵은 즉각적인 판단과 빠른 격리 조치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이러한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며 “특히 결핵을 담당하는 보건소의 경우 영상의학 전문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더욱 열악하다”고 말했다.

판독기의 성장 가능성은 해외 시장에서 보다 명확히 읽힌다. 결핵환자가 많은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병원에 영상의학 전문의가 상주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해외에서 국내 비자를 발급하는 영사관에 이 판독기를 보급한다면 국경을 넘어 결핵이 전파되는 일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2016년 메디칼이노베이션디벨로퍼를 만든 박 대표는 모교인 부산카톨릭대 교수진과 손잡고 판독기 개발에 나서 지난해 2월 기본 모델을 완성했다. 픽셀 단위로 쪼갠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AI가 딥러닝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현재 부산대병원 영상의학과에서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벌써부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말레이시아와는 100억 원대의 업무협약(MOU)을 이미 체결한 상태다.

박 대표의 목표는 결핵 뿐만 아니라 천식,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암 등 다양한 질병을 가려내는 AI 기술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매출의 상당부분을 연구개발에 쏟아붓기로 했다. 박 대표는 “수익성과 국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술”이라며 “기술성을 널리 알려 궁극적으로는 유엔조달시장에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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